참여학생수기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던 경험(중문과 2년 정다원)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던 경험(중문과 2년 정다원)

이우에서 진행된 국제무역현장학습에 참여하게 되었다. 실질적으로 4일간 진행되는 현장학습에서 무역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할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그저 현장감을 느끼고 조금이라도 무역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것이 목표였다. 첫 날 도착해서 본 이우는 정겨움이었다. 한인상회 분들이 오고가며 서로 인사를 하고 안부를 묻는 것을 보았을 때 타지에서 같은 일에 종사하며 의지를 하고 살아간다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서로 가족 같은 분위기였고 한식당은 타지에서 일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돌아올 집 같은 느낌을 주었다. 나만 이렇게 느낀 것일 수도 있지만 이우의 첫인상은 그랬다.

현장학습은 이론과 실무로 나눠서 진행이 되었다. 이론 수업을 들을 때에는 그 분들이 살아온 경험을 듣는 느낌이었다. 이론 수업이지만 자신들의 노하우를 녹여서 이해하기 쉽게 알려주셨다. 실무를 경험하기 위해서 이우 시장에 도착했을 때 그 규모에 놀랐다. 내가 선택한 물품이 있는 1구만 돌아다녔음에도 불구하고 그 시장을 다 돌아보지 못했다. 어떤 물건들이 있는지 돌아다니다보니 물건보다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도매 시장이니 대량 포장을 하고 계시는 분들도 있었고, 물건을 다 내어놓고 새로운 물건을 계속해서 만드는 분들도 있었다. 점심시간이 되어서도 다들 작은 가게를 벗어나지 않은 채 배달되어 오는 컵밥을 먹었다. 다들 저마다의 생계를 꾸리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다.

이렇게 물건을 팔려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 물건을 사려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물건을 사가는 사람들이라고 쉬운 것은 아니다. 그 많은 것들 중에 눈에 들어오는 것을 찾기는 정말 어렵고 찾는다 하더라도 상품성이 있어야하고 경쟁력이 있어야한다. 악세사리가 모여 있는 층을 돌아다니며 조원들과 우스갯소리로 2%가 부족한 것 같다며 이야기를 했다. 어느 부분이 조금씩 부족한 것 같다는 이야기였다. 이후에 멘토님께서 한 가지 물건만 가지고는 절대 잘 팔릴 수 없다고 말씀해 주셨다. 물건을 보면서 어떤 부분을 보완할지, 어떤 물건과 결합시키면 좋을지를 아는 것이 장사꾼의 눈이라고 하셨다. 많은 물건들 속에서 상품을 만들어내는 것은 물건을 사가는 사람들의 몫이다. 처음에 시장을 돌아보면서는 한국과 다르게 싼 가격에 놀랐지만 이론 교육 중에 배운 물류비 계산과, 현장을 돌아다니며 배운 내용을 통해 가격이 형성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직접 물건을 사는 사람이 되어보았다. 물건을 선정하고 가격과 최소주문량 등을 조사했는데 물건을 선정할 때에는 한국에서 잘 팔릴 것인가를 염두에 두고 선정했다. 각 상점에 들어가 가격과 최소주문량, 한 상자에는 얼마나 들어있는지를 조사한 후 조원들과 모여 물류비 계산을 했다. 계산을 통해 한국에서의 판매 가격은 어느 정도가 좋을지 의논했고 최소주문량도 고려하여 물건을 살 상점을 선택했다. 실제로 물건을 구매하지는 않았지만 이 과정에서 실제 무역이 무엇인지를 깊게 느낄 수 있었다. 국제무역현장학습은 나에게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경험이었다. 타지에서 경험을 쌓으며 각자의 인생을 만들어 가고 있는 한인상회 분들, 자신의 생계를 꾸리기 위해 또는 순수하게 그 일이 좋아서 물건을 만들거나 대량으로 가져와 판매하고 있는 시장 상인 분들, 상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발로 뛰어다니며 많은 물건을 보고 구매해가는 각지에서 온 분들. 이 많은 사람들을 보고 조금이나마 경험해보며 한 분야에 종사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