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학생수기

국제무역현장학습 - 이우를 다녀와서(중문과 3년 전은지)

국제무역현장학습 - 이우를 다녀와서(중문과 3년 전은지)

지난 1월 인문대 코어사업단에서 주최하는 프로그램 ‘국제무역현장학습’을 통해서 일주일 동안 중국 이우(义乌)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무역현장학습을 신청하기 전까지는 이우라는 도시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습니다. 이우와 함께 절강성(浙江省)에 위치해 있는 온주(温州)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할 때 지명을 몇 번 들어본 것을 제외하고는 저에게 아주 생소한 도시였습니다. 그래서 지원서를 작성하기 전에 간단하게 사전 조사를 하면서 이우가 어떤 도시인지에 대하여 알아봤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우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도매 시장인 ‘푸텐 시장’이 존재하고 한국인을 비롯하여 전 세계의 수많은 상인들이 시장조사를 하기 위해 많이 방문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국내 공산품의 약 70%가 이우 시장에서 도매된다는 사실을 알고 놀랬습니다. 조사를 하면 할수록 전 세계 상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우 시장에 대한 궁금증은 커져만 갔습니다. 그 곳에 가서 직접 보고 들으면서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국제무역현장학습을 지원하게 되었고 운 좋게 기회를 얻어서 이우를 가게 되었습니다.

이우에서 지내는 일주일 동안 무역에 대한 강의를 듣고, 시장조사도 하고, 현지 물류 창고를 방문하는 등 다양한 활동들을 했었는데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활동은 푸텐 시장에서 직접 시장조사를 했던 것입니다. 무역현장학습을 가기 전 자신들이 관심 있는 카테고리 안에서 다섯 가지 제품을 선정하여 국내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소매가 및 도매가를 조사하는 과제를 했었습니다. 그리고 이우에서 그 과제를 바탕으로 관심 카테고리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조를 이루어서 시장조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관심 카테고리는 액세서리였고 저희 조는 액세서리 중에서 귀걸이에 대해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시장조사를 하기 전에 ‘최소주문량’, ‘도매가’와 같이 기본적으로 알아둬야 할 몇 가지 단어들을 배우고 바로 실전으로 나갔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가게 안에 들어가서 물어보는 것이 두려웠고 망설여져서 가게 근처를 서성이며 귀걸이를 구경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나 한 번 용기를 내어 말을 한두 마디씩 하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고 그 뒤로 문제없이 시장조사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멘토님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 저희 스스로 해냈다는 사실이 굉장히 뿌듯했습니다. 그리고 항상 구매하는 입장이었던 제가 시장조사를 통해서 ‘어떤 디자인의 제품이 많이 팔릴까?’, ‘이 제품은 얼마에 팔아야 적절할까?’라는 생각을 하며 판매자의 입장에 서게 되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푸텐 시장은 총 5개의 구역으로 나눠져 있는데 액세서리는 제1구역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조는 시장조사를 하는 이틀 동안 한인회 사무실이 있는 4구역부터 1구역까지 직접 걸어가야 했는데 왕복 약 두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다리가 아팠던 만큼 푸텐 시장의 규모가 세계 최대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엄청나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4구역과 1구역을 오고가는 과정에서 매우 다양한 제품군들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푸텐 시장은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표현이 알맞은 곳이었습니다. 왜 전 세계 상인들이 이곳으로 오려고 하는지 그 궁금증이 풀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우에서 일주일 동안 했던 활동들을 모두 다 적지는 못했지만 그 중 이우 한인 상인회 멘토님들께서 해주신 무역 강의도 매우 유익했습니다. 무역 전문 지식과 더불어 본인들이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며 얻은 노하우들을 아낌없이 알려주셨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제 4학년이 되는 저의 입장에서 앞으로의 진로 선택에 있어서 도움이 되는 조언들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국제무역현장학습은 저에게 있어서 단순한 무역 현장 학습이 아니라 견문을 넓힐 수 있게 해준 좋은 프로그램 이었습니다. 무역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물론이고 반드시 무역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권유하고 싶은 프로그램입니다.

 *사진: 2조 단체사진